닥터앙쥬 전문가 Q&A

Parenting ‘할머니 껌딱지’ 아이의 진짜 속마음은?

엄마보다 할머니를 더 좋아하고 할머니만 따르는 아이를 보면 엄마는 못내 섭섭하다. 엄마보다 할머니와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아서일까? 엄마와의 애착 형성이 잘못된 걸까? 대표적인 네 가지 사례를 통해 ‘할머니 껌딱지’ 아이의 속마음을 들여다보자.

 

case1 할머니가 주양육자인 워킹맘

“퇴근하고 집에 와도 아이가 반가워하지 않고 할머니가 집으로 가야 되는 시간이 되었다면서 울고불고 난리예요. 저녁에는 같이 시간을 보내는데, 낮에 할머니와 지낸다고 할머니만 좋아하는 아이, 괜찮을까요?”

조부모가 주양육자인 경우 아이가 엄마 아빠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 종일 할머니와 시간을 보낸 아이는 할머니의 양육 방식에 익숙해져 있기에 퇴근하고 돌아온 엄마가 상대적으로 낯설 수밖에 없다. 아이에게는 익숙한 할머니가 안전한 대상이므로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떨어질 때 불안해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엄마가 주양육자인 경우를 생각해보자. 아이는 아빠와 잘 놀다가도 졸리거나 배고플 때는 엄마를 찾는다. 아빠와 관계가 좋지 않아서가 아니라 꼭 필요한 순간에 안전한 애착의 대상을 찾기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보통 6~7세까지 계속된다.
애착은 반드시 엄마와만 맺을 필요는 없다. 할머니든 엄마든 아빠든 주양육자와 안정된 애착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대상관계이론에 따르면 아이는 주양육자와 상호작용하면서 주양육자와의 경험뿐아니라 그 경험에서 비롯되는 정서 상태까지 내면화해 긍정적인 ‘대상 표상’을 형성한다. 즉 아이는 안정적인 애착을 바탕으로 타인을 우호적인 존재로 여기고, 자신도 관심과 보살핌을 받는 존재로 인식하며 바람직한 대인관계를 형성해나가는 것이다.
엄마 입장에서는 할머니만 찾는 아이가 서운하겠지만, 아이가 할머니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엄마와 애착을 맺을 필요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엄마는 퇴근 후나 주말에 아이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할머니를 통해 아이가 어떻게 지내는지 듣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관찰해 적절하게 요구를 수용해준다. 스킨십 등으로 적극 애정을 표현하며 재울 때만큼은 아이와 편안한 공간에서 대화하는 것이 좋다.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를 소홀히 하면 엄마와의 애착 형성은 더 어려워진다.

case2 주양육자가 엄마? 할머니?

“육아가 힘들어서 거의 매일 친정에 가다시피 했더니 아이가 저보다 할머니를 더 따릅니다. 저녁까지 있을 때가 많은데, 집에 가려고 하면 할머니와 잘 거라며 떼쓰고 울어요. 제가 친정엄마께 너무 의지해서 그런 걸까요?”

육아에 지친 엄마에겐 휴식이 필요하고, 이럴 때 친정은 아늑한 휴식처가 되어준다. 친정엄마에게 기대고 싶은 마음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고, 친정엄마 입장에서도 힘들어하는 딸이 안타까워 손주를 지극히 보살피다 보면 ‘엄마’의 자리가 자칫 흐릿해질 수 있다.
육아는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친정부모에게 일정 부분을 의지하더라도 반드시 아이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매일 하루 30분씩 아이만을 위한 시간을 마련해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를 함께 해보자. 긍정적인 상호작용의 시간을 가진다면 할머니와 보내는 시간이 많더라도 엄마와의 애착 또한 내실 있게 다져질 것이다.

 

case3 주양육자인 엄마보다 할머니가 더 좋아!

“매일 집에 와서 육아와 살림을 도와주는 할머니를 아이들이 잘 따릅니다. 또 가끔 만나는 이모를 가장 좋다고 해요. 늘 이모가 1등, 할머니 2등, 엄마는 3등이라는데, 아이와의 관계 형성이나 양육에 있어 괜찮을까요?

아이에게 점수를 얻으려면 엄마도 노력해야 한다. 아이가 가끔 만나는 이모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이모가 원하는 것을 전폭 수용해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를 거부한다면 아이에게 엄마는 거절, 훈육, 잔소리만 하는 대상일 수 있다. 평소 “안 돼”를 먼저 말하고 있지는 않은지 양육 태도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린이집에서 누구와 노는지, 어떨 때 행복해하는지 할머니와 이모는 아는데, 엄마는 모르거나 알면서도 무시하지 않는지 생각해보자.

case4 지나치게 수용적인 할머니

“아이가 간식도 마음껏 먹고 TV도 실컷 보는 할머니 집에 매일 가자고 졸라요. 할머니는 아이가 뭘 해도 ‘아이고 내 새끼’ 하고 받아주고 저는 잔소리만 하니까 이해는 가지만, 저까지 무조건 ‘오냐오냐’해선 안 될 거 같아 고민이 깊습니다.”

부모에게, 특히 시부모에게 목소리를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육아의 책임은 엄마 아빠에게 있다. 보통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무한한 수용은 아이의 정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만, 만 3세 이후부터는 적정한 규칙 안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자극을 받으며 행동과 정서를 조절해갈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이땐 훈육에 대한 원칙,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에 대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할머니 집에서도 밥은 식탁에서, 스스로 먹는 것’과 같이 기본 규칙에 대해 부모와 합의하고 아이를 일관되게 훈육한다. 단 아이 앞에서 할머니의 방식이 틀리다고 할 수는 없으니 할머니 집에서 허용되는 것과 안되는 것에 대해 명확히 알려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유튜브 20분 보기’ 등 할머니 집에서만 허용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해보고 아이가 이를 따를 수 있도록 이해시킨다.

Adviser 민서정 숙명여대 아동심리치료 박사로 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숭실대학교 교육대학원 상담교육심리학과 겸임 교수, 일신매화지역아동센터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1년 앙쥬 2월호
진행 강지수(프리랜서) 글 이은선(프리랜서) 포토그래퍼 김현철 도움말 민서정(마인드포유심리발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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