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Parenting 아이들은 왜 유치한 유머에 빵빵 터질까?

어른들 눈에 아이들의 유머 코드는 이해 불가일 때가 많다. 도대체 어떤 포인트에서 웃긴 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되는데, 아이들은 배꼽을 잡으며 웃음을 터트리곤 한다. 또래들끼리 전염되듯 유치한 유행어를 따라 하는 일도 다반사. 아이들이 유치한 유머에 꽂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머를 이해하고 구사하기 시작하는 나이는?

진화심리학에서는 유머를 생존을 위한 도구로 본다. 유머야말로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인 동시에 사회적 인기를 얻을 수 있는 필수 요인이라는 것. 사실 인간은 세상에 태어나 사회화를 이룰 때부터 다른 사람을 웃음 짓게 만드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까르르 웃음을 터트리거나 씰룩씰룩 엉덩이춤을 출 때, 부모는 물론 주위 사람들이 자신에게 환호하며 관심을 보인다는 것을 익혀왔기 때문이다.
아이의 ‘귀엽고도 유치한’ 유머 구사는 만 3~4세부터 본격화된다. 만 3세 무렵이 되면 언어능력이 일취월장하면서 말놀이를 조금씩 즐긴다. 물론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방귀 뿡!’ ‘크르릉’ ‘난 괴물이다!’ 같은 짧은 어휘를 구사해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피는 식. 나름 유머로 볼 수 있는 말과 행동을 보이는 것은 만 4세가 지나서부터다. 이때부터는 인지·언어 능력, 사회성이 함께 발달해 어느 정도 유머 구사가 가능해진다. 인지뿐 아니라 신체 능력이 함께 좋아지고 자기 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몸으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어른들 눈에는 유치하다 싶은 행동이 부쩍 늘어나는 것도 이 시기다.

유아기의 전두엽은 원초적 유머를 사랑한다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우당탕 넘어지는 모습에 까르르 웃어대고 개그 프로의 과장된 분장과 몸짓에 열광하며 빵빵 웃음을 터트리는 아이들. 어른들 눈에는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 상황에 환호하는 이유는 이 시기 아이들의 전두엽이 원초적 유머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특정 스토리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야기 속에 담긴 재미 요소를 알아채려면 일정 수준의 인지적 능력이 요구된다. 하지만 유아기에는 논리적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 기능이 덜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어휘나 난도 높은 유머 대신, 원초적인 유머 코드가 입력되었을 때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다. 즉, 익살스러운 표정이나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웃긴 장면 등 논리력과는 무관한 상황이 펼쳐질 때 웃음보가 터지는 것. 어린아이들이 애정하는 유머 주제가 똥, 방귀 등인데 ‘뿡~’ 하는 방귀 소리를 듣거나 ‘끙~’ 하며 힘주는 표정만 따라 해도 아이들은 배꼽 빠져라 웃어댄다. 어른들 눈에는 유치해 보이지만 아이들에게는 자신의 발달 상태에 맞는, 가장 시의적절한 유머 코드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부적절한 유머에 대처하는 자세

아이가 유치한 유머에 빠져 있다면 이는 월령에 맞게 잘 크고 있다는 증거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지나치다고 여겨질 때가 있다. 희화된 몸짓을 따라 하거나, 누군가를 놀리는 불편한 유머나 개그 프로에 종종 나오는 자학적 행동을 막무가내로 따라 한다면 그만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재미나지만 듣기 불편한 유행어가 또래 사이에 인기가 있거나 센 말투를 구사해 친구들에게 주목받고 싶어 한다면 단호하게 안 된다고 알려줄 필요가 있다. 이때 아이의 행동을 비난하지 않으면서, ‘나’를 주어로 내 마음을 전하는 아이메시지(i-message) 대화법을 쓸 것을 권한다. “우리 OO이가 그 말이 재밌었구나? 그런데 엄마는 네가 좋지 않은 말을 하는 게 걱정이 돼”라고 ‘내 감정’을 전하는 방식의 대화가 도움이 된다.
또 흥이 오르면 멈추라고 해도 그만두지 못하는 게 이 시기 아이들의 특징이므로 이럴 땐 가급적 장소를 옮겨 흥을 가라앉힌 후 주의를 준다. 상황을 해결하기 힘들다면 간식이나 장난감을 주어 시선을 돌리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머 능력 키우기

유머는 일상에 웃음을 안겨주고 대인관계에 윤활유 역할을 하는 등 긍정적 기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원한다고 누구나 유머를 장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타고난 기질에 따라 달라지며 가정환경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일상 속에서 부부가 자연스럽게 유머러스한 대화를 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머는 연습을 통해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다채로운 경험, 언어능력을 키우는 독서 활동, 재미난 놀이를 통해 키울 수 있다. 따라서 평소 다양한 놀이를 하고 그림책을 읽는 경험을 하며 유쾌한 상황을 자주 만들어본다.

유머의 특징

□ 지능이 높을수록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 팽팽한 긴장감을 줄인다.
□ 유머러스한 아이가 스트레스를 잘 견딘다.
□ 적절한 유머를 만들려면 창의성이 발달해야 한다.
□ 언어능력과 상황 인지력을 높인다.
□ 대인관계 기술, 사회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Adviser
원민우 원민우아동청소년발달센터 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원광디지털대학교 임상지도교수와 세한대학교 언어치료청각학과 겸임교수로도 활동합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1년 앙쥬 1월호
진행 강지수(프리랜서) 이민희 포토그래퍼 김현철 도움말 원민우(원민우아동청소년발달센터 원장)

닥터앙쥬전문가 Q&A [202312] 4년 만에 돌아온 베베쿡 팩토리 투어 안심견학단 26기와 함께한 춘천에서의 하루(0)
닥터앙쥬전문가 Q&A [202312] Always Reliable! 스펙트라 수유용품 라인업(0)
닥터앙쥬전문가 Q&A [202312] 새로운 육아 라이프를 실현하는 부가부의 혁신적 솔루션(0)
닥터앙쥬전문가 Q&A [202312] 2023 LIMITED 페넬로페 크리스마스 에디션(0)
닥터앙쥬전문가 Q&A [202311] 변비 비켜! 임신부 변비 탈출법(0)

현재 0 명의 회원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공감한 스토리는 '스크랩' 됩니다.

의견쓰기타인비방, 모욕, 개인정보 노출, 상업광고, 홍보글 등은 공지없이 바로 삭제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