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Mom·Dad 당신의 금연은 괜찮으신가요?

어느 날 문득 금연을 선언하고 담배와 연을 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경외심마저 든다. 금연은 그저 마음먹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성공적인 금연을 위해서는 합리적인 설계가 필요하다.

 

마음 읽기로 시작하는 금연 설계

다이어트, 영어 공부와 함께 새해 3대 다짐으로 꼽히는 금연. 요란했던 겨울을 지나온 지금, 새해 다짐을 성공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다이어트도, 금연도 의지력에 달린 문제라 생각하기 쉽지만 전문가들은 그저 인내하는 것만으로는 금연에 성공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금연 성공은 결심보다 실현 가능한 설계에 달려 있다는 것. 대부분의 문제가 그렇듯 ‘왜’부터 시작해야 한다. 왜 담배를 피우는 걸까, 담배를 피웠을때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와 같이 담배에 대한 마음 읽기부터 이루어져야 진정한 금연의 시작이 된다.

나는 언제 담배를 찾나?

지금까지는 담배의 위험성을 나열하며 겁을 주는 방식으로 금연을 유도했다. 하지만 위험성을 알았다고 금방 끊을 수 있다면 금연이 그토록 어려운 일이겠는가. 흡연자도 담배의 나쁜 점을 잘 안다. 그렇다면 의지력이 약해서, 단호하지 못해서 금연에 실패하는 걸까? 진지석 정신과 전문의는 자신의 금연기를 기반으로 쓴 책 <담배 끊을 용기>에서 ‘금연은 마음의 문제’라고 진단하며, 담배와 관련된 행동과 감정을 지켜보는 것이 금연의 첫 단계라고 조언한다. 이렇듯 금연에 성공하고 싶다면 흡연 습관과 담배를 피우는 이유부터 살펴봐야 한다.

Step 1 흡연 일지로 패턴 찾기
흡연자 중 상당수는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면서도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찾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담배를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 피우는지, 담배를 피우기 직전에 어떤 기분이었는지 등 담배를 피우는 상황에 대해 기록해보자. 일주일 정도 일지를 작성하면 시간, 장소, 흡연 동료 등이 얼추 파악된다. 식사 후 소화제를 먹듯 담배를 찾는지, 누군가와 대화를 하기 위해서인지, 동료나 고객에게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였는지 등 담배에 불을 붙이게 하는 이유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Step 2 대체 행동 실험하기
담배 욕구를 대신할 행동을 찾아보자.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 벗어나고자 담배를 피웠다면 스트레스를 낮출 대안 행동을 찾는 것. 풍미 좋은 차 마시기, 친구와 통화하기 등 기분을 전환해줄 행동을 하면 담배 생각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간혹 담배를 끊으면 체중이 늘기도 하는데, 흡연 대체 행동을 먹는 것에서 찾기 때문. 가급적 운동이나 사회적인 활동으로 흡연 욕구를 줄인다.

Step 3 반복 훈련하기
2단계에서 흡연을 대신할 적절한 행동요법을 찾았다면 이제는 끈기가 필요하다. 담배 생각이 날 때 대체 행동을 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몸에 익을 때까지 꾸준히 반복해야 한다. 이 과정은 인내가 필요하기에 ‘말이 쉽지’ 하는 탄식을 내뱉기 쉬운 단계다. 그러나 언제, 왜 담배를 찾는지 알고 의식적으로 금연을 해나가는 과정은 어느 날 갑자기 금연 결심을 하는 것과는 다르다. 담배를 찾는 이유를 알고 합리적으로 금연 계획을 설계했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단단한 금연 조력자를 구하라

흡연 일지를 쓰며 흡연 패턴과 이유를 알았다면 금연 결심을 도와줄 조력자를 찾을 차례다. 각종 금연 보조제를 처방받고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금연 보조제는 항우울 기전을 지니고 도파민 분비를 도와 흡연 욕구를 줄이고 금단증상을 감소시킨다. 따라서 금연 성공률도 한층 높아진다. 일반 가정의학과, 호흡기내과 등에서 금연 상담을 하고 필요한 약을 처방받을 수 있지만 보건소의 금연 클리닉만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없다. 상담과 금연 보조제 처방은 물론이고 무료로 지원되는 내용도 많으니 금연을 결심했다면 보건소가 운영하는 금연 클리닉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전문적인 도움과 함께 가족과 직장 동료, 지인에게 금연 결심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 금연 의지가 약해질 때 가족과 동료가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다.

아이 있는 집이라면 더 경계해야 할 3차 흡연
담배를 끊는 게 쉽지 않다 보니 주변에 피해를 주지 않는 흡연 습관으로 스스로를 관리하겠다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엄밀히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흡연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령 외부 흡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고 집에 들어와 손을 씻고 양치질까지 한 다음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경우, 담배 연기를 직접적으로 맡지는 않지만 몸이나 옷에 묻은 유해물질은 사라지지 않고 간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한다.
흡연자 옆에서 담배 연기를 맡는 간접흡연을 2차 흡연이라고 한다면, 직접 연기를 맡지 않아도 담배의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3차 흡연이라 한다. 직접적으로 담배 연기에 노출되진 않더라도 흡연자와 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 담배를 피웠던 장소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유해물질의 영향을 받는 것. 벽지나 커튼 등에 흡착된 니코틴은 20여 일이 지나도 처음 양의 40%가 남아 악영향을 끼친다.
흡연 후 청결하게 씻으면 냄새와 함께 유해물질도 사라진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옷과 몸, 폐 속에 남은 유해물질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폐에 남아 있는 담배 성분은 흡연 후 평균 14분까지 호흡을 통해 지속적으로 배출된다. 담배를 줄이는 것, 잘 씻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어떤 것도 완벽하지 않다. 나와 가족의 건강을 생각한다면 금연만이 확실한 해답이다.

Adviser
박민수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가정의학 전문의로 급만성 질병, 항노화, 비만 등을 진료하는 서울ND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내 몸 경영> <거꾸로 식사법> <몸 마음 뇌가 튼튼한 아이> 등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0년 앙쥬 3월호
진행 강지수(프리랜서) 에디터 류상미(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도움말 박민수(서울ND의원 원장) 참고 도서 <스탑 스모킹 플랜>(한언), <담배 끊을 용기>(스토리3.0), <습관성형>(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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