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Parenting 엄마는 내 거야, 아이의 질투가 뜻하는 것

엄마와 아빠가 나란히 앉아 있으면 굳이 그 비좁은 틈을 비집고 들어와 “아빠, 저리 가!” 하며 입을 빼쭉 내미는 아이. 이렇게 아이가 동성 부모를 질투하거나 이성 부모에게 집착하는 상황은 적잖이 경험해봤을 것이다. ‘쥐방울’만 한 아이가 무조건 아빠를 밀어내고 엄마를 독차지하려는 아이의 심리가 궁금하다.

 

아빠는 저리 가!

만 두 돌 전후 무렵의 아이는 무턱대고 엄마를 사수하려는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엄마와 아빠가 다정하게 앉아 있으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아빠를 밀어낸다. 또 아빠가 엄마를 끌어안거나 손을 잡으려 하면 서럽게 울기까지 한다. 이런 경우는 심리학에서 ‘남근기’라 부르는 3~5세 유아의 질투와는 구분해야 한다. 평소에 아빠를 싫어하는 것도 아닌데 엄마와 있을 때만 보이는 이런 행동은, 영유아기의 애착 발달과 관련이 깊으며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다.

엄마는 나의 안전 기지! 다른 사람은 침범하지 말 것
애착 발달 단계에 따르면 생후 6~24개월까지는 ‘특정한 애착 대상에 대한 근접성 유지 단계’로 아이가 자신을 돌봐주는 주양육자 즉, 엄마와 상호작용하면서 애착 행동을 보인다. 이 시기 아이는 엄마와 있을 때 ‘안전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이 안정감을 바탕으로 엄마를 안전 기지로 삼아 주변 환경을 서서히 탐색하며 인지능력을 발달시킨다. 이 시기의 유아는 ‘엄마와 나’라는 양자 관계에 익숙하므로 아빠를 포함한 삼자 관계는 아직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엄마-나-아빠’가 함께 있는 상황일 때 아빠를 밀어내는데, 이 모습이 엄마를 독차지하려 일종의 ‘질투’로 비춰지는 것. 하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자신의 관계망을 점차 확장해나가는 단계로, 아직은 ‘아빠’까지 관계망에 포함시키는 데 익숙하지 못해 나오는 행동인 셈이다. 아이가 만나는 대상이 점차 늘고 엄마 이외의 대상과 시간을 보내는 빈도가 늘어남에 따라 이러한 행동을 보이는 시기는 길어지기도 짧아지기도 한다.

안정적인 애착 형성의 과정
만 3세까지는 아이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할 수 있게끔 돕는 게 바람직하다. 엄마와 애착을 잘 형성하면 아빠, 형제, 친구와도 안정적으로 관계를 확장해나갈 수 있고 점차 엄마에 대한 애착의 강도가 약해지고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게 된다. 특히 엄마와 관계를 쌓아가며 ‘내적 작동 모델’이라는 일종의 본보기를 만든다. 이때 만든 애착 패턴은 대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며 성인이 되어서까지 지속된다.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하면 스스로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고 주위 사람을 신뢰하게 되지만, 반대로 불 안정한 애착을 형성하게 되면 자신은 사랑받을 가치가 없다고 여길 수 있다.

눈여겨봐야 할 엄마와 아이 사이의 ‘애착 신호’
애착 형성이 잘되어가고 있다면 아이는 엄마와 떨어졌을 때 엄마가 보고 싶어 울기도 한다. 그리고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는 적극적으로 맞이한다. 품에 안기는 등 신체 접촉을 하고 이내 안정을 되찾으면서 자신이 하던 놀이나 활동에 집중한다. 그러나 애착 형성이 잘되어 있지 않은 아이는 엄마를 다시 만나도 시큰둥하거나 안아달라고 요구하지 않으며 스킨십하는 등의 행동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이가 질투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질투 아닌 질투’를 하는 아이가 귀엽다고 일부러 아이를 자극하는 부모들이 있다. 아이가 엄마 옆에 있는 아빠를 거부하는데 일부러 아빠 옆에 찰싹 붙어 아이를 따돌리는 시늉을 한다거나, 이와 반대로 아이 편에 서서 재미 삼아 남편을 내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둘 다 바람직하지 않다.

엄마는 아빠와 함께하기
이때 엄마는 아이가 아빠를 좋은 사람으로 느끼도록 중간자 역할을 하며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는 아이의 관계망을 자연스레 확장해준다. 엄마와 아이, 아빠의 관계 안에서 아빠가 좋은 역할을 선점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어주는 요령이 필요하다. 엄마와 아빠가 함께 아이를 목욕시키거나 놀이를 할 때 적극적으로 아빠를 동참시키는 것이다.

엄마와 아빠의 역할 바꿔보기
아이가 엄마와 밀착하려는 심리는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므로 평소 엄마가 하던 역할을 아빠가 대신해보는 것도 방법. 아빠가 아이를 업어주거나 밥을 먹이며 함께 시간을 보내면 아이는 아빠도 엄마처럼 자신의 보호자임을 깨닫게 된다. 목마를 태워주거나 격렬하게 신체놀이를 하는 등 아빠만이 할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을 늘리는 것도 좋다.

‘엄마 껌딱지’의 심리
엄마가 없으면 밥도 안 먹고 잠도 못 자는 등 모든 일을 엄마와 하려는 아이들이 있다. 엄마에게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우라면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것일 수 있다. 불안정한 애착을 형성한 아이들 중 일부는 낯선 상황에 대해 두려움과 불안을 유난히 많이 느낀다. 이 경우 “엄마랑 같이 갈 거야” “엄마가 대신 해줘” 등 요구하는 것이 많거나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이때는 아이를 다그치기보다 항상 곁에 있다는 것을 인지시키는 게 우선이다.

Adviser
김난희 숙명여자대학교 교육학과 상담 및 생활지도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서울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부모상담 전문가로 활동했습니다. 아동청소년상담센터 맑음의 상담실장을 거쳐 현재 세담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0년 앙쥬 3월호
에디터 강지수 남현욱(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도움말 김난희(새담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의상 협찬 젤리멜로(Jellymallow.com) 모델 강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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