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Mom·Dad 어지럼증이 심해요, 이석증인가요?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것처럼 어지러워 속이 메스껍다면 이석증을 의심할 수 있다.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어지럽지만 정작 발병 원인을 알 수 없어 괴로운 이석증 바로 알기.

 

여성에게 더 잘 생기는 이석증

지난해 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석증 환자가 약 37만 명으로 최근 5년간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2014년 30만 3,656명이었던 이석증 환자는 2018년 37만 2,654명으로 연평균 4.8% 증가했다. 환자 중에는 여성이 26만 4,539명으로 남성의 2배가 넘었다. 이석증이 최근 더 많이 발병하는 이유는 고령화와 과거에 비해 이석증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덩달아 진단률 역시 높아졌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석증은 고막 안쪽의 전정기관 안에 있던 이석이 빠져나와 극심한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전정기관은 알 모양으로 생긴 작은 주머니(난형낭)에 3개의 반고리관이 연결되어 있는 모양으로, 이 안에 칼슘 덩어리인 이석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석의 일부가 반고리관 안쪽으로 이탈하면 반고리관을 자극하고, 이를 뇌가 실제 움직임과는 다르게 인식해 심한 회전성 어지럼증이 발생한다. 흔히 고개를 들었을 때 세상이 돈다고 하는데 그 고통이 심해 속이 울렁거리고 심할 경우 구토까지 하게 된다.

발생 원인은 불분명

어지럼증 중 귀 안쪽의 평형 기능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경우는 약 60~7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석증은 회전성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질환 중 가장 흔하며, 평생 한 번이라도 앓게 될 가능성은 2.4~10%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서처럼 남성보다 여성의 발병률이 2~3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연령으로 보면 보통 40대 이후에 많이 발생하지만 20~30대 여성이 이석증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간혹 머리를 세게 부딪치거나 교통사고 등을 겪은 아이에게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석증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석의 주 성분이 칼슘이기 때문에 혈중 칼슘 농도, 골다공증, 칼슘대사를 조절하는 비타민 D의 농도와 연관성을 밝히려는 연구가 많이 발표됐고 유전적인 요인, 수면 무호흡과의 연관성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아직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태. 다만 이석 이탈이 칼슘대사와 연관이 있어 40~60대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어지럽다고 무조건 이석증은 아니다

이석증이 비교적 흔한 질환이긴 하지만 어지럽다고 다 해당하지는 않으므로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석증이 의심되면 눈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안진 검사를 시행한다. 보통 반고리관이 자극받으면 눈근육에도 움직임이 발생하는데, 이를 ‘안진’이라고 한다. 이석증이 있는 경우 어지럼증이 느껴지는 자세를 취하면 안진이 발생한다. 좀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고글 모양의 안경을 쓰고 검사를 진행하며, 자세와 안진의 방향을 통해 이석증의 유무와 발생 위치 등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평형기능이 갑자기 떨어지는 전정신경염의 경우에도 회전성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고개를 어느 쪽으로 돌리든 지속적으로 현기증이 생기는 점이 이석증과는 다르며, 자세와 상관없이 안진이 한쪽으로 지속되므로 이석증과 감별할 수 있다.
또한 비교적 드물게 나타나는 메니에르병은 회전성 어지럼증이 발생 하지만 청력 변화, 이명, 귀의 먹먹함 등이 반복되므로 이석증과는 구별된다.

물리적 방법으로 90% 이상 치료

이석증으로 진단받은 경우 대부분은 ‘이석 정복술’이라는 물리적 치료를 시행한다. 전문의가 누워 있는 환자의 고개를 돌리면서 반고리관으로 이탈한 이석을 원래 자리로 돌려놓는 방법으로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거의 없다. 이석이 3개의 반고리관 중 어디로 이탈했는지 정확한 위치를 안다면 고개를 돌리며 이석 위치를 바꾸는 것으로 자가치료도 가능하다. 요즘 인터넷에서 자가치료와 관련한 정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지만 제대로 진단받지 않은 상태에서 시도하다가는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구토나 구역질이 심할 경우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물리치료를 1~2회 치료받으면 90% 이상 완치된다. 하지만 1년 안에 10% 내외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발 시기는 수개월에서 수년 후까지로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원인이 불분명한 탓에 예방법이 뚜렷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다만 피곤하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발생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평소에 휴식을 충분히 취하며 피로를 푸는 것이 좋다. 또 재발이 잦은 환자 중 골다공증이나 비타민 D 결핍이 많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평소 칼슘과 비타민 D 섭취에 신경을 쓴다면 이석증 발병 방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Adviser
류남규 성균관대 의과대학 및 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 일산백병원 등을 거쳐 현재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센터에서 만성중이염, 어지럼증, 난청 등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내시경귀수술연구회,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대한이과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0년 앙쥬 3월호
진행 강지수이은선(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도움말 류남규(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센터 이비인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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