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Parenting 아무 데서나 옷 벗는 아이 어떡하죠?

성기를 만지작거리거나 아무 데서나 바지를 내리는 모습, 병원놀이를 한다고 아무렇지 않게 친구의 신체 부위를 만지는 아이를 보면 부모 입장에서는 당황스럽기만 하다. 자칫 성적으로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도 된다. 하지만 오히려 성교육을 하기 적절한 타이밍! 아이에게 어떻게 성 개념을 가르쳐야 할까?

 

내 몸에 대한 호기심, 성교육을 시작할 때

우리 몸에는 물건을 들 수 있는 손이 있고, 걸을 수 있는 다리가 있으며 얼굴에는 눈, 코, 입 등이 있다. 어른들은 당연하게 여기지만 호기심 왕성한 아이에게는 몸마저도 질문의 대상이 된다. 목도 가누지 못하는 신생아기를 지나 손발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월령이 되면 몸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늘어난다. 손으로는 무엇을 할 수 있고, 다리로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렇게 차근차근 자기 몸을 탐색해나가다가 배변 훈련을 시작하는 만 2~3세에는 성기에 자연스럽게 시선이 쏠린다. 소변이 쪼르륵 나오는 성기가 신기하기도 하고 생소한 감촉과 자극에 흥미를 보이기도 한다. 자라면서 엄마와 아빠가, 여자와 남자가 신체적으로 다르다는 걸 차츰 깨닫는다. 내게 있는 것이 엄마에게는 없고, 아빠에게 있는 것이 내게 없다는 게 이상하고 궁금해진다. 그래서 “엄마는 왜 고추가 없어요?” “아기는 어떻게 생겨요?”와 같은 질문을 던져 당황하게 만들고, 성기를 만지작거려 엄마 아빠를 놀래키기도 한다. 이때 아이가 성적으로 일찍 눈을 뜨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부모들도 많다. 이는 자기 몸을 탐색해나가는 자연 스러운 과정이므로 결코 어른의 시선에서 바라봐서는 안 된다. 아이가 성적인 호기심을 드러낸다면 바로 지금이 성교육을 시작할 때라는 신호로 받아들이자.

바지 내리고 깔깔깔… 흥미를 끌기 위한 행동

상대의 흥미를 끌기 위해 옷을 훌렁훌렁 벗는 아이들도 있다. 자신이 옷을 벗었을 때 놀라거나 재밌어하는 상대의 반응을 즐기는 것 이다. 이는 자칫 상대에게 불쾌한 인상을 줄 수 있으니 아이에게 주의를 준다. 성기는 소중한 곳이므로 친구나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서는 안 되고 만지게 하는 것도 금물이라는 점을 일러준다. 아이들 끼리 병원놀이나 소꿉놀이를 하면서 서로의 몸을 보여주거나 만지는 일도 종종 생긴다. 어른들 눈에는 불쾌하고 어색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놀이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과민하게 생각하지 말 것. 대신 아이에게 성기를 보여주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라는 사실을 차근차근 설명한다. 인형을 사용하거나 옷 위로 진찰을 하는 등 다른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좋다. 어른들의 행동도 점검해봐야 한다. 엄마 아빠가 아무 데서나 옷을 벗기지는 않았는지, 배변 훈련시 속옷이나 기저귀를 입히지 않고 지내지는 않았는지, 남자아이라는 이유로 아무 데서나 소변을 뉘이지 않았는지 돌아본다. 목욕할때와 옷을 갈아입힐 때 부모 먼저 아이 몸을 소중하게 여기는 자세가 중요하다.

 

과민 반응은 NO! 정확한 성교육은 YES!

성에 대한 아이의 호기심을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되 정확한 성교 육은 필수다. 아이의 성교육은 가정에서 자연스럽게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야단치거나 과장되게 표현하지 말고 아이 눈높이에서 차근차 근 설명해주는 게 중요하다.

1 신체 부위 알려주기
아이들이 자기 몸에 대해 궁금해할 때 부모가 어물쩍 넘어가면 아이들은 신체를 잘못된 방식으로 이해할 수 있다. 각각 어떤 역할을 하고 왜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지 알려주자. 목욕 시간은 몸 곳곳을 자연스럽게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아이에게 여자와 남자, 아이와 어른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설명하고, 고추와 잠지 등과 같은 유아 용어 대신 조금 어렵더라도 음경, 고환, 질, 자궁 등의 단어를 사용해 성기는 소중한 신체의 일부이자 생명을 만드는 기관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2 그림책으로 설명하기
아이에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그림책의 도움을 얻는 것도 좋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을 그림으로 알려줄 수 있어 유용하고 이야기 구조라 아이가 접근하기 수월하다. 생명 탄생 과정을 설명하는 책, 신체 구조를 알리는 책 등을 보여주되 과장된 설명이나 지나친 생물학적 지식을 가르치려는 자세는 지양한다. 아이가 자기 몸과 다른 사람의 몸이 소중하다는 느낌을 받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3 상황극 연습하기
성기는 함부로 만지거나 보여줘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상황극을 통해 알려준다. 만약 친구가 바지를 내리거나 옷을 벗고 놀자고 하면 “안 돼, 싫어, 하지 마!”라고 직접 말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또한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은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도 가르치는 것이 좋다. “모르는 아저씨가 다가와서 몸을 만지거나 보여달라고 하면 안 된다고 크게 소리치고 엄마 아빠나 주변 어른들에게 도와달라고 해야 해”라고 일러준다.

Adviser
손석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현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잔소리 없이 내 아이 키우기>, <지금 내 아이에게 해야 할 80가지 질문> 등을 집필하고 강연과 언론매체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19년 앙쥬 4월호
에디터 류신애 글 전미희(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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