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앙쥬

아이가 있는 풍경김주연 작가의 즐거운 엄마 일기 행복이 가득한 예준이네

블로그 닉네임 ‘봉봉날다’로 유명한 김주연 씨. 여러 책을 쓴 저자이자 엄마들의 마음을 울리는 글을 쓰는 칼럼니스트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아들 예준이와 함께하는 세 식구의 즐거운 일상을 들여다봤다.

‘봉봉날다, 즐거운 엄마일기(blog.naver.com/cchh521)’에서 소소한 일상을 공유 중인 김주연 씨. 2만 5,000여 명이 구독할 정도로 엄마들 사이에서는 스타 작가로 통한다. 그녀 의 블로그에는 치열한 육아를 통해 습득한 노하우가 깨알같이 담겨 있다. 꼼꼼한 기록과 엄마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솔직한 글이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 호응과 공감을 얻고 있다. 주연 씨는 <유아식판식>, <만능 유아식 레시피>, <편식 잡는 아이 밥상> 같은 유아 식습관 관련 도서부터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 <하루 10분 엄마의 시간> 같은 힐링육아서까지 총 5권의 책을 출간했다. 아이 키우기도 벅찬 엄마가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쓰고 책을 낸 계기는 무엇일까.

“예준이를 낳고 제 삶이 180도 바뀌었어요.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겪으면서 우울한 마음이 심해지더라고요. 쌓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육아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결혼 전부터 글쓰기를 좋아하던 것을 아는 남편이 이왕이면 다른 사람들과 나눠보면 어떻겠느냐고 권 해 블로그를 운영하게 되었죠. 누가 보겠느냐며 반신반의하던 저와 달리 남편은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용기를 주더라고요. 그 말에 힘을 얻어 시작한 일이 여기까지 온 거예요.” 블로그의 반응은 예상외로 폭발적이었다. 육아를 통해 깨닫고 이겨내는 과정들을 솔직하 게 기록하니 공감하는 엄마들이 많았던 것. 스스로를 육아에 소질 없는 엄마라 여기며 날 마다 자책하고 좌절감을 느끼는 엄마들이 너무나 많았다. “제 이야기에 자기 얘기를 꺼내놓는 엄마들을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얼굴도 모르고 누군 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이렇게 고민을 털어놓는 그 마음이 누구보다 이해가 되니까요. 엄 마라서 공감할 수 있는 특별한 감정인 것 같아요. ‘아,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 엄마는 다 똑같구나’ 깨닫고 다른 엄마들과 서로를 다독이며 그 시간을 이겨냈죠.”

아이 덕분에 펴낸 다섯 권의 책

<유아식판식>은 예준이가 두 돌쯤 펴낸 책으로 주연 씨가 처음 쓴 책이자 가장 애착을 갖 는 책이다. 밥 안 먹는 예준이를 잘 먹이기 위해 매일같이 새로운 식재료와 조리법을 시도 하며 고군분투한 기록을 담았다. 놀라운 점은 그녀가 요리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 라면 물 맞추는 것도 어려운 엄마였지만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으며 결국엔 아이 입 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유아식 책을 낼 수 있었던 건 제가 요리를 전혀 못했기 때문이에요. 요리에 문외한인 제 가 맛에 예민하고 편식이 심한 예준이를 어떻게든 건강하게 잘 먹이고 싶어서 레시피와 방법에 관해 연구를 많이 했거든요. 이 책은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주부가 따라 하기 쉽게 만들어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그녀는 아이 키우며 느끼는 감정에 대해 쓴 글을 엮어 <엄마도 처음이라서 그래>, <하루 10분 엄마의 시간>도 펴냈다. ‘맘스홀릭 베이비’ 카페의 1기 엄마 칼럼니스트기도 한 그녀 의 따뜻한 글은 다른 엄마들에게 지금도 큰 위안을 건네고 있다. “그러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엄마도 사람이니까 감정 조절이 좀처럼 안 되기도 해요. 낮에는 아이에게 버럭 화를 내고 밤에는 잠든 아이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며 반성하기도 하죠. 저 역시 엄마 자격이 없다고 생각 했어요. 그런데 힘든 육아의 해답은 내 아이에게 있더라고요. 아이의 말을 귀 기울여 듣고 마음을 헤아리는 일에 익숙해지니 신기하게도 점차 육아가 수월해졌어요.”

TV 대신 독서를 즐기는 가족

예준이는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다.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고 탐구 정신도 무척 강하다. 실험 놀 이를 한다며 거실 한가득 이것저것 늘어놓고 엉뚱한 짓도 많이 해 엄마, 아빠를 웃음 짓게 한다. “저희 집에는 장난감이 많지 않아요. 쌓아둔 재활용품, 텃밭의 나뭇가지와 돌 등 주변 사물이 예 준이에게는 모두 다 장난감이죠. 아이가 스스로 놀 거리를 찾기 때문에 엄마 아빠는 보조만 맞 춰주면 돼요. 저랑은 주로 물감 놀이를 하고 아빠와는 블록 놀이와 몸 놀이를 자주 해요.” 매일 저녁 예준이는 잘 준비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 책을 본다. 아직 한글을 모르기 때문에 엄마 아빠가 번갈아가며 책을 읽어주는데 그 시간이 무려 2시간이나 된다. 아이에게 책을 보여주는 기준이나 특별하게 읽어주는 기술은 없다. 부모는 그저 아이가 원하는 대로 주도권을 갖고 즐 길 수 있게 도와줄 뿐이다. 예준이네는 여느 집과 달리 거실에 TV가 없다. 부부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TV, 스마트 폰, 컴퓨터 등 미디어 노출을 제한해왔다. 처음부터 아예 보여주지 않으니 아이도 TV를 찾지 않는 다. 대신 필요한 정보는 책이나 전시회, 박물관, 자연 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통해 습득하고 있다. “저희 부부는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에 스마트폰은 물론 TV, 컴퓨터 등 전자기기를 일절 사용하 지 않아요. 저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스마트폰 대신 항상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있어요. 처음 에는 힘들었지만 습관이 되니 오히려 편해요. 가족이 함께 있을 때에는 서로 얼굴을 바라보며 많은 대화를 나누려 해요. 예준이가 제법 커서 대화도 잘되고 온전히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어 참 좋더라고요.” 물론 예준이가 또래 친구들처럼 로봇 캐릭터나 만화에 호기심을 보일 때도 있다. 유치원 친구 들에게 만화 이야기를 들은 날이면 엄마에게 보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친다. 부모 입장에서도 100% 차단은 힘들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두 번은 애니메이션을 보여주거나 함께 영화관에 가서 최신 영화를 관람하기도 한다.

셋이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해

예준이네 가족은 지난가을 한 달 동안 유럽 여행을 다녀왔다. 긴 여행 이 가능했던 이유는 아빠가 1년 동안 육아휴직을 냈기 때문이다. “예준이가 어느 날 저한테 ‘아빠 집에 좀 놀러 오라고 해’ 하더라고요. 남편에게 전해줬더니 그 말에 충격을 받았나 봐요. 두세 달씩 해외출 장을 가기도 하고 일 때문에 주말 부부로 지냈을 정도로 바쁜 남편이 어느 날 육아휴직을 신청했더라고요.” 남편 승대 씨는 아이가 더 크기 전, 아빠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예준 이를 위해 과감히 육아휴직을 신청했다. 때마침 아내도 다섯 번째 책 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어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했던 터라 타이밍 도 좋았다. 세 가족이 온전히 함께 놀 수 있는 시간이 언제 또 찾아올 까 싶어 열심히 즐기는 중이다.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기 위해 아이를 데리고 여기저기를 열심히 다니다 보니 세 식구 모두 부쩍 자란 느낌 이 든단다. “육아휴직 기간 동안 시간이 무척 빨리 지나간 느낌이에요. 엄마만 찾 던 아이가 저를 찾고 함께 뛰놀고 공 차고 씨름하고… 당연한 건데도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감사하더라고요. 아내를 도와 육아와 살림을 하 면서 주부들이 얼마나 위대한지도 몸소 깨달았죠.” 아내의 삶에도 한층 여유가 생겼다. 남편이 집안일을 함께 해주고 아 이도 돌보니 그만큼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남들은 부 부가 어떻게 싸우지 않고 24시간 붙어 있느냐고 의아해했지만 부부는 너무 좋았다고 말한다. “저희 부부는 평소 말수가 적지만 서로의 앞에서는 수다쟁이예요. 대 화가 끊이지 않죠. 예전에는 둘 다 마음에 여유가 없어 예민하고 날카 로운 말이 먼저 나갔다면, 이제는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마음이 커요.” 아쉽게도 아빠의 복직이 한 달가량밖에 남지 않아 요즘에는 셋이 함 께하는 시간에 더 흠뻑 빠져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뭐 하고 놀까’부터 생각한다. 최대한 알차게 보내며 많은 추억을 남기는 것이 가족의 단기 목표다.

행복한 엄마가 육아도 잘한다

주연 씨는 아이 때문에 힘들었지만 아이로 인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고 결국은 아이 덕분에 잘 살고 있다는 걸 어느 순간 깨달았다. 감사한 마음에 내 마음가짐부터 달리하니 감정이 한결 편안해지고 육 아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작은 생각의 변화가 행복의 강도도 높여준 것이다.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나는 여자는 없어요. 결혼도 출산도 육아도, 모 두 처음이기 때문에 서툴 수밖에 없죠. 좌절을 맛보기도 하고, 잘하려 들수록 자책감도 드는 게 육아예요. 아이가 내 마음대로 안 되지만 그 게 당연해요. 아이에게 욕심내기보다 나에게 더 집중하고 스스로를 보 살피세요.”

그녀는 엄마가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게 육아에서 정말 중요한 부분 이라고 조언한다. 여행을 가거나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공연과 전시 회를 즐기는 등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엄마이기 전에 ‘나’라는 사람의 자존감을 늘 단단히 세우고 있으려 노력해야 한다. 엄 마가 행복하고 자기 발전을 해야 아이도 따라서 발전적인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 중 시간을 쪼개서라도 자신을 위한 시간 을 꼭 갖는 이유다.

“저는 잠자리에 누워 아이를 품에 안고 종알종알 떠드는 말을 듣고 있 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어느 누구도 대신할 수 없고 대체할 것도 없 는, 오로지 이 공간에서 우리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행복이 아닐까 요? 지나가버리면 다시없을 시간이고, 분명 훗날에 그리움이 될 시간 들일 거예요. 그러니까 지금 아이와의 순간을 충분히 즐기세요!”

프로젝트 [호제] 2018년 앙쥬 4월호
에디터 김은혜 포토그래퍼 이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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