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앙쥬

앙쥬가 만난 사람아이를 인재로 키우는 육아 비법

애플의 공동 창립자 스티브 워즈니악,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 등 세계를 움직이는 인재들을 보면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그들의 어린 시절은 과연 어땠을까? 부모의 어떤 조력이 있었기에 성공한 것일까? 대한민국 대표 육아 다큐멘터리를 연출·제작한 EBS 김민태 PD에게서 그 해답을 들었다.

육아 문외한인 남자를 홀린 육아 다큐멘터리의 매력

육아라는 긴 여정에서 길을 잃으면 부모들은 다른 사람들 삶을 들여다본다. 때로는 성공한 이들의 인생을 지표로 삼 기도 한다. 최근 이러한 부모들에게 나침표가 될 만한 신간이 출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오랜 시간 제삼자의 시각으로, 또 부모의 입장에서 육아를 바라봐온 김민태 PD의 <부모라면 그들처럼>이 바로 그것. 이 책은 아이를 상위 1% 인재로 키운 평범한 부모들의 특별한 교육법을 담은 자녀교육서로 현재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인재들과 그들 부모의 육아 법을 소개한다.

김 PD는 EBS <아이의 사생활>, <퍼펙트 베이비> 등 대한민국 대표 육아 다큐멘터리를 연출하고 제작한 육아·교육 분 야의 전문 프로듀서다. 10여 년이 넘는 동안 이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베테랑이지만 처음 육아프로그램을 맡을 때만 해도 전혀 다른 세상에 들어온 것처럼 낯설었다고 고백한다.

“원래 사회 문제를 취재하는 데 관심이 많아 입사 후 5년간은 취재 프로그램을 많이 연출했어요. 그러다가 2007년 다 큐프라임에 합류하면서 2008년 <아이의 사생활>을 맡은 인연이 여기까지 오게 됐죠. 당시 미혼이었던 저에게 육아란 정말 먼 나라 이야기 같았어요. <아이의 사생활>을 연출하면서 ‘자존감’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뜨게 됐고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부모가 되면서 인제 육아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죠.”

그는 이 책을 통해 부모의 역할과 영향력이 아이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그 상관관계에 대한 해법을 이야기한다. 현장 에서 수많은 부모와 아이들을 만나면서 육아가 결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부모와 아이 를 넘어 인간 그 자체를 이해하는 육아 다큐멘터리의 매력에 푹 빠진 이유이기도 하다. “육아 다큐 PD로 일하면서 얻은 큰 깨달음은 아이와 내가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이에요. 우리는 인간으로서 ‘욕구’라 는 보편성을 가지고 있어요. 하고 싶은 것을 하고자 하는 마음은 부모와 자녀가 다르지 않다는 거죠. 어리다고 해서, 또 내가 낳았다고 해서 마냥 보살피기만 하고 소유물로 여겨서는 안 된다는 점을 인지해야 건강한 부모와 자녀 관계 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르치지 마라! 호기심과 경험이 아이의 잠재력을 깨운다
강요하지 마라! 스스로 결정하는 아이가 크게 자란다
초심으로 돌아가라! 믿고 사랑하면 아이는 스스로 길을 찾는다"

 

아이를 인재로 키운 부모의 숨은 교육법을 파헤치다

2007년부터 지금까지 11년 동안 육아라는 분야에 몸담은 김민태 PD에게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다. 그 질문들을 부단히 파헤치고 분석한 그간의 노력이 <부모라면 그들처럼>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 책은 ‘성공한 사람들의 부모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라는 사소한 궁금증에서 시작했어요. 제가 <나는 고작 한번 해봤을 뿐이다>라는 책을 쓰면서 작은 실천으로 인생을 변화시 킨 사례를 다뤘는데요. 자료 수집을 위해 여러 위인전과 평전을 읽으 면서 성공한 인물들의 유년기, 청소년기 시절 부모와의 관계성이 그 들 삶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특히 평범한 부 모 밑에서 자란 인물들이 부모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표현하는 데 주목했어요. 특별할 것 없는 부모에게 감사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호기심이 생겼죠.” 위대한 인물들의 부모들은 그들의 자식과 마찬가지로 대단한 재능을 가졌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부모들은 자신을 평범하다고 일컫는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어머니는 “나는 아들을 방관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으며 가수 제이슨 므라즈의 아버지는 공사장을 전전하는 하층 노동자였는데 그가 자식에게 건넨 조언이라고는 “네 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길 바란다”라는 말이 전부였다고 했다. 아이에 게 하나라도 더 쥐여주려 노력하는 요즘 세대 부모들에게는 쉽게 와 닿지 않는 양육 방식이기도 하다. 김민태 PD는 헌신과 희생이 아님 에도 부모에게 감사함을 잊지 않고 전하는 이유를 ‘잠재력’에서 찾는 다. “여러 자서전을 읽고 자료를 찾은 결과 아이가 잠재력을 스스로 깨울 수 있도록 부모가 믿고 도와줬다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어요.

췌장 암 조기 진단법을 15세라는 어린 나이에 개발한 미국의 잭 안드라카 의 경우 무모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부모가 끝까지 믿고 지지해줬죠. 실 험이나 도전에 번번이 실패해도 결코 아들의 의지를 꺾은 적이 없다 고 해요. 오히려 ‘네 생각이 그렇다면 해봐라’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 결과 세상을 바꿀 만한 획기적인 기술을 만들 어낸 것이죠. 거창하거나 화려한 지원, 눈물겨운 희생이 따르지 않더 라도 자녀가 스스로 해볼 수 있게 기다려주는 것만으로 부모의 역할 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잠재력을 깨우는 3가지 열쇠

그렇다면 아이의 잠재력을 깨우는 방법은 무엇일까? 김민태 PD가 꼽 는 첫 번째 키워드는 ‘욕구’다. 인간에게는 ‘잠을 자고 싶다’, ‘돈을 많 이 벌고 싶다’ 등과 같은 무언가 하고자 하는 욕구가 본능처럼 따라온 다. 그리고 이 욕구가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결과물을 얻는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욕구가 대단히 높아요. 그래서 반드시 실행으 로 옮기죠. 많은 실패를 겪으면서도 성공한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갑 니다. 이 경험이 다시 욕구를 높이고 성공할 수밖에 없는 사이클을 완 성하죠. 욕구가 높은 또 다른 집단은 바로 어린아이들입니다. 스스로 하고자 하는 욕구, 잘해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죠. 그런데 초등학생 이 되고, 성인이 되어가면서 점점 변합니다. 무기력한 사람이 되기도 해요. 욕구가 증발한 것이죠. 아이를 둘러싼 환경이 욕구를 눌렀기 때 문이에요. 부모에게 감사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어린 시절 자신 의 욕구가 꺾이지 않게 부모가 잘 보존해줬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즉, 욕구를 잘 펼칠 수 있게 부모가 든든한 보호자 역할을 해준 겁니다.” 로체스터 대학교 심리학 교수 에드워드 데시는 스스로 결정한 것이 어떤 동기보다 강력하다는 ‘자기결정성 이론’을 발표했다. 현대 동기 이론 중 가장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이론으로, 인간에게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고자 하는 욕구가 자리 잡고 있으며 그것이 무엇보 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기결정성 이론’에서는 욕구의 3가지 요소를 자율성, 유능성, 관계성으로 구분하고 있다. 김민태 PD는 이 세 욕구 가 어린 시절에 잘 드러나는 것이 주체적인 아이로 자라기 위해 반드 시 필요한 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자율성은 자기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하려는 욕구입니다. 생후 24개 월쯤 되면 아이들은 스스로 신발을 신으려 하고 ‘내가, 내가’라는 말 을 자주 해요. 이때 아이의 주도성을 키워주려면 스스로 해볼 수 있 게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의 발달은 부모가 이끌어가는 게 아니라 부모의 도움을 받아 아이가 주도적으로 개척 하고 성취해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해요. 유능성은 어제보다 성장하고자 하는 욕구인데요. 서툴지만 청소도 하고 빨 래를 개는 행위는 부모를 돕고자 하는 마음도 있지만, 자신에게 도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사실에 뿌듯해하는 심리도 있습니 다. 아이가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수 있지만 이때 부모가 지적을 하는 것은 위험한 행동입니다. 아이의 도전 의지를 꺾기 때문이 죠. 실패와 도전, 그리고 성공을 반복하며 아이에게는 도전하고 싶은 욕구, 실패를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관계성은 남들과 친밀감을 유지하려는 욕구다. 아이 곁에 자신을 믿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는 든 든한 심리적 지지를 얻는다. 자율성, 유능성, 친밀감 이 3가지 욕 구가 충족될 때 아이는 자신이 가진 재능에 불을 지필 수 있다.

아이의 재능에 날개를 달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딸아이를 둔 김민태 PD도 아이가 잠재 력을 발휘하는 순간을 종종 목격하곤 한다. 사소한 경험일지라도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주기보다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기다려주 면 아이는 날개를 단 듯 훌쩍 성장한다고 믿는다. “아이가 처음 양말 한 짝을 제대로 신은 날이 아직도 기억납니 다. 28개월 때 일인데요. 별것 아닌 일이지만 아이 스스로 해냈다 는 생각에 살짝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어요. 그런데 다른 쪽 양말은 잘 신지 못하는 겁니다. ‘아빠가 도와줄까?’ 하고 물으니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답하고는 결국 실패했어요. 그러고 일주일 뒤 아이가 양말 두 짝을 능숙하게 신을 수 있게 됐습니다. 엄마 아빠의 도움 없이 말이죠. 부모의 역할은 아이의 몫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에게 자율성, 유능성 그리고 관계성 욕구를 펼 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임을 다시 한 번 깨달았죠.” 요즘 김 PD는 딸과 함께 등교하는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즐겁다. 매번 아이가 다른 길을 택하고 새로운 놀잇거리를 만드는 탓에 등교시간이 20분이나 지체되지만 아이가 뭔가를 탐색하고 시도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무척 행복하다. 비록 그 과정에서 넘어지 고 실패의 쓴맛을 보더라도 먼저 나서지 않는다. 아이에게는 충 분히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경험이 쌓여 아이만의 재능을 발견하는 순간이 올 것이라 믿는 다. 그때까지 그는 아이 뒤에서 든든하게 믿고 지지해주는 버팀 목으로서 부모 역할에 충실할 것이다.

부모라면 그들처럼(김민태, 21세기북스)
아이를 인재로 키운 부모들에게서 발견한
육아해법을 담은 자녀교육서.
위대한 인물들의 성장 과정에서 부모로 인해
잠재력이 깨어난 결정적인 순간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프로젝트 [호제] 2018년 앙쥬 4월호
에디터 전미희(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조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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