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Parenting 소리에 민감한 아이의 속사정

유독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아이가 있다. 갑자기 울리는 벨소리에 화들짝 놀라고 아파트에서 수시로 나오는 안내방송이 무섭다며 엄마 품을 파고드는가 하면, 공공 화장실의 핸드 드라이어 소리가 싫다며 가까이 가지도 못한다. 소리에 유독 민감한 아이, 대체 왜 그런 걸까?

소리 민감성은 기질과 환경이 원인

보통 예민하고 겁이 많으며 까다로운 기질의 아이들이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곤 한다. 또 어릴 때부터 매우 조용한 환경에서만 자랐을 경우 처음 듣는 소음이나 익숙하 지 않은 소리를 무섭다고 느낄 수 있다. 아이마다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무섭다고 느끼는 소리는 다르지만, 소리의 상대적 크기를 의미하는 ‘데시벨’과 소리의 높낮이를 뜻하는 ‘주파수’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어른도 큰 소음에 오래 노출되면 스트레스를 받듯 소리에 민감한 아이 역시 데시벨이 높은 소리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렇다고 큰 소리에 무조건 힘들어하는 건 아니다. 집에서는 아주 큰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던 아이가 주차장에서의 자동차 바퀴 밀리는 소리에 깜짝 놀라기도 한다. 집에서 듣던 음악 소리에 비해 작아도 말이다. 이는 익숙함의 차이다. 큰 음악 소리도 편안한 장소에서 자주 들으면 괜찮지만, 이보다 작다 하더라도 평소 잘 들어보지 못했고 어디서 왜 나는지 모른다면 무섭 다고 느낄 수 있다. 특정 주파수에만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청각적 뇌기능의 특성 때문이다. 어른 중에도 여성의 고음을 맑고 청량하거나 시원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는가 하 면, 듣기 싫거나 괴롭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감각통합 이상 증상이나 청각적 과민증일 경우,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는 경우에도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자라면서 저절로 둔해져

소리에 민감한 아이들은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차츰 무뎌진다. 자라면서 여러 소리를 경험해 점차 익숙해지는 것이다. 예컨대 큰 자동차가 지나갈 때 나는 소리나 경적 소 리를 처음 들으면 무서울 수 있지만, 평소에 자주 듣다 보면 생활소음으로 인식해 놀라는 일이 줄어든다. 자라면서 소리의 의미를 알게 되어 막연한 불안감이 사라지는 효과도 있다. 진공청소기 소리를 듣고 처음엔 화들짝 놀라 울음을 터뜨리던 아이도 청소기가 어떤 역할을 하고 언제 사용하는 것인지, 어떤 상황에서 소음이 나는 건지 알게 되면, 그것이 자신을 해롭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하고 차츰 그 소리를 받아들이게 된다. 어느 정도 자랐는데도 계속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이는 어린 시절의 강렬한 경험에 기인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접시가 깨지면서 크게 다친 적이 있다면, 아이는 이후 무언가 깨지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공포를 느끼고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드물어

단순하게 소리에 민감한 정도를 넘어서 특정 소리를 듣고 심하게 울거나 안심시키려 해도 잘 진정되지 않는다면 전문의를 찾아가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소리에 민감하 다고 해서 치료받는 경우는 드물다. 다만 학대를 당한 아이 중에서 엄마의 화난 목소리를 기억해 누군가 큰 소리를 내면 무서워하거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 중 청각적 과민증을 가진 경우에는 치료한다. 그렇지만 여러 증상 중 하나로서 소리 민감성 치료를 받는 것이지, 소리에 민감한 증상 한 가지만으로 치료받는 경우는 없다.

아이 마음 안정시키는 법

아이가 소리 때문에 힘들어한다면 더 이상 소리에 노출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 집이라면 소음의 원인을 즉시 차단해준다. 만약 막을 수 없는 곳이라면 아이를 안고 달 래면서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것이 현명하다. “이게 뭐가 무섭다 그래. 봐봐, 하나도 안 무서워” 하며 계속 그 소리를 듣게 하면 아이의 스트레스와 민감도가 커질 수 있다. “ 괜찮아. 엄마(아빠)가 옆에 있잖아. ◯◯이를 지켜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며 아이를 안심시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아이가 소리에 둔감해지도록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일부러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소리에 노출시킬 필요는 없다. 처음에는 차단해주는 것이 좋고, 서서히 약한 강도 의 소리 혹은 상대적으로 덜 싫어하는 소리에 노출시켜 익숙해지게끔 만든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아이가 힘들어한다면 중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Tip. 백색소음도 소음일까?
화이트 노이즈(white noise)라고도 부르는 백색소음은 특정 음높이를 지닌 컬러 소음(color noise)과 달리 음폭이 넓다. 일반적으로 백색소음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단, 안정감을 주는 편안한 백색소음은 따로 있다. 일례로 TV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치~익’ 하는 소리가 대표적이지만,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백색소음 중 고주파가 섞여 있는 경우는 오히려 듣기 힘들 수 있다. 반면 파도 소리, 계곡물 흐르는 소리, 비 오는 소리 등 자연의 백색소음은 마음을 안정시킨다. 소리에 예민한 아 이에게 이런 백색소음을 들려주면 뇌파 중에서 알파파를 동조시켜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되며, 소리 민감도를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Adviser
손석한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로 현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으로 재직 중입니다. <잔소리 없이 내 아이 키우기>, <지금 내 아이에게 해야 할 80가지 질문> 등을 집필하고 강연과 언론매체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2년 앙쥬 2월호
에디터 이은선(프리랜서)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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