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앙쥬 전문가 Q&A

Parenting 씹고 뜯고 즐기고 맛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

아이가 씹는 걸 싫어한다고, 혹은 좀 더 수월하게 밥을 먹이려고 부드러운 음식만 주면 치아, 턱 근육과 관절은 물론 두뇌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영양가 높은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 못지않게 ‘잘 씹어 먹는 것’도 중요하다.

 

씹으면 씹을수록 똑똑해지고 건강해진다

이유식은 모유나 분유만으로는 부족한 영양을 보충하는 것 외에 씹는 연습을 하는 목적도 크다. 아이는 단계별로 재료의 크기와 굳기를 조절한 이유식을 먹으며 이와 잇몸을 이용해 음식물을 씹는 행동을 체계적으로 연습하게 된다. 이렇게 이가 나기전부터 씹는 연습을 시키는 이유는 그만큼 ‘씹는 행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면 치아 발달에 도움이 된다. 턱 근육이 튼튼해지고, 턱뼈의 성장을 촉진하며 턱관절도 좋아진다. 또한 뇌의 혈류량을 증가시켜 두뇌 발달을 돕는다. 특히 미각과 시각, 후각, 체성감각과 관련된 영역을 자극하는 등 넓은 범위에 걸쳐 두뇌를 활성화한다. 꼭꼭 씹어 먹으면 소화관에서 콜레키스토키닌이라고 하는 소화호르몬이 분비되어 대뇌변연계의 해마를 자극하는데, 이는 기억력이나 학습능력을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또 씹는 횟수와 시간이 늘어나면 타액과 함께 뇌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파로틴이라는 물질이 분비된다.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은 비만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우리 몸은 혈당치가 높아지면 만복감을 느끼는데, 일반적으로 밥을 먹기 시작해 혈당치가 높아지기까지는 15~20분이 걸린다. 그런데 밥을 빨리 먹으면 배가 불러도 혈당치가 올라가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과식하게 된다.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히스타민이 분비돼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고, 식사 시간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씹지 않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들

아이가 씹지 않는다고, 밥 먹이기 힘들다고, 혹은 사각턱 된다고 유동식에만 의존하다 보면 저작 기능이 떨어져 고형식을 먹이기 점점 어려워진다. 이런 식습관이 오래 지속되면 영양상의 문제가 일어날 수 있으며, 구강 구조나 근육에 이상이 생겨 이에 대한 정밀검사나 작업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또한 기억력과 학습능력, 턱관절 발달 등에도 악영향을 미칠 확률이 높아진다. 씹을 때 나오는 소화효소가 분비되지 않은 채 딱딱한 음식물이 지속적으로 장으로 내려가면 장내 세균총이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씹기 거부하는 아이, 왜 그러는 걸까?

하지만 아이에게 음식을 꼭꼭 씹어 먹게 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씹지 않고 물고 있거나 그냥 삼켜버리는 경우도 있고, 아예 많이 씹어야 하는 음식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어른들에 비해 아이는 씹는 것이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또래에 비해 유독 씹는 걸 힘들어하거나 거부한다면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좋다. 특히 주스나 음료에 의존도가 높은 아이가 씹는 것을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과일이나 주스에 포함된 과당 같은 단순당은 곧바로 포도당으로 전환되어 급격히 혈당을 올린다. 하지만 금세 혈당이 떨어져 허기지고, 그러면서 간식을 찾거나 다음 끼니 때 과식을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에 비해 복합 탄수화물이 많은 곡류는 천천히 씹어야 하기 때문에 혈당이 올라가는 속도가 느리고 비만 예방과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된다.

잘 씹으려면?

편식하거나 숟가락을 사용해 스스로 먹지 않는 아이, 빨리 먹으라고 재촉받는 아이, 밥을 혼자서 먹는 아이도 씹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으니 가족이 함께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식사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 앞에서 꼭꼭 씹어 먹는 모습을 보이고, 아이가 싫어하는 식재료는 잘게 다지거나 좋아하는 캐릭터 모양으로 만들어 주는 등의 노력도 필요하다. 숟가락이나 포크로 음식을 떠서 입으로 가져가는 행동은 협응력을 발달시킬 뿐 아니라 두뇌 발달을 자극한다. 서툴더라도 아이 스스로 도구를 사용해 먹도록 유도해 씹는 연습은 물론 성취감과 독립심을 기를 수 있게 한다. 기질적으로 씹거나 삼키는 것을 싫어하거나 어려워하는 아이도 있는데, 이 경우 음식의 촉감이나 점도를 아주 서서히 단계적으로 변화시킨다. 또 아이가 선호하는 식감에 맞춰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거부할 경우 억지로 먹이려고 해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쉽게 우유나 주스로 배를 채우게 해서도 안 된다. 인내심을 가지고 씹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지해준다.

씹기 훈련, 핑거푸드로 시작

꼭꼭 씹어 먹는 습관을 들이려면 이유식기부터 아이가 직접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토스트, 익힌 당근이나 감자, 콩, 바나나, 배 등을 잘게 썰어 주면 좋다. 이런 핑거푸드를 끼니마다 다양하게 준비하면 아이는 먹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씹는 연습을 할 수 있다. 단, 손으로 집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줄 때는 목이 메는 일이 없도록 곁에서 잘 지켜봐야 한다. 고기나 멸치처럼 단단한 식재료는 아이가 씹을 수 있는 크기로 작게 잘라 촉촉하게 조리한다. 이유식기에 필수로 먹이는 쇠고기의 경우 간 채로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조리하면 좀 더 부드러워진다. 껌이나 육포, 오징어, 쥐포 등도 씹는 훈련에 도움이 된다. 단, 턱 근육과 턱뼈가 강화되는 효과는 있지만 턱 모양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Adviser
김영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현재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4~7세 두뇌 습관의 힘>, <적기 두뇌> 등의 저서를 통해 영유아발달과 건강관리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0년 앙쥬 9월호
에디터 곽은지 이은선(프리랜서) 포토그래퍼 진혜미 헤어&메이크업 천혜미 도움말 김영훈(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의상 협찬 메르시유(www.merciu.co.kr) 모델 해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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