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e 냉방병, 여름감기와 다른가요?

여름만 되면 TV 등 각종 매체에서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냉방병, 과연 어떤 질병일까? 콧물 나고 기침하는데 감기와 다른 걸까? 냉방병의 원인과 증상, 예방을 위한 수칙을 알아본다.

냉방증후군이 생기는 세 가지 이유

냉방병은 사실 의학적으로 규정된 질병은 아니다. 에어컨이 가동되는 폐쇄된 빌딩에 지내는 사람들이 두통을 비롯해 정신 집중 곤란, 피로감, 소화불량 등 여러 증상을 호소하는 것을 통틀어 ‘냉방 증후군’이라 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1 냉각수 불량으로 인한 세균감염
냉방병이 발생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레지오넬라증이라고 불리는 세균감염 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냉각수의 청결 상태가 불량한 저수탱크나 냉각탑에 레지오넬라균이 서식하다가 냉방기를 통해 뿜어져 나와 호흡기를 통해 전염되는 것이다. 25~42℃의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레지오넬라균에 의해 오염된 공기가 호흡기로 들어오면 두통, 피로, 무력감, 집중력장애 등이 유발된다. 대형 건물에 상주하는 사람이 이런 증세를 보인다면 레지오넬라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2 과도한 실내외 온도차
두 번째는 흔히 냉방병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실내외 온도차를 들 수 있다. 우리 몸은 더운 여름 날씨에도 땀을 흘리며 체온을 유지하는데 이렇게 되기까지는 약 1~2주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는 자율신경계에 무리가 생겨 쉽게 피로를 느끼고 두통이 발생하기도 하며 소화가 잘 안 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몸은 이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게 된다. 그런데 바깥과 온도가 5~8℃ 이상 차이 나는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으면 계절이 바뀌어도 이런 적응의 기회를 갖지 못하게 되며, 실내외 온도차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 자율신경계에 이상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에어컨으로 실내 습도가 급격히 떨어져 피부 점막이 마르고 저항력이 약해지면서 호흡기질환이 발생하며 나른함, 피로, 어지럼증, 두통, 소화불량, 관절통, 근육통 등이 생길 수도 있다.

3 소홀한 환기가 원인인 빌딩증후군
마지막으로 빌딩증후군의 일종으로 냉방을 위해 환기를 제대로 하지 않을 시 냉방병이 발생할 수 있다. 에어컨 청소를 소홀히 하거나 흡연 등으로 실내에 오염물질이 계속 생길 경우 더욱 심각해진다.

냉방병도 감기다?

냉방병은 여름인데도 감기에 걸린 것처럼 춥게 느껴지며 코나 목에 불편한 느낌이 들면서 두통, 어지러움, 졸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장운동이 저하되어 변비, 설사, 복통이 생길 수 있다. 체내에서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열을 생산하기 때문에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에어컨을 장시간 틀어놓으면 실내가 지나치게 건조해져 피부 점막이 마르고 외부와의 심한 온도차로 피부의 온도 적응 능력이 떨어져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아이가 콧물을 흘리고 기침, 복통 등의 증상을 보이면 단순한 감기인지 냉방병인지 헷갈리는 것이 사실.
의학계에서도 냉방병이 여름감기 중 하나라는 의견도 있고 감기와는 구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는 초기에 몸살기, 콧물, 코막힘이 나타나다 점차 호흡기계통의 증상으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하지 않고 열도 그다지 높지 않지만 결막염과 배탈을 동반하기도 한다. 따라서 냉방병도 여름감기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단, 일반적으로 말하는 바이러스성 감기와는 구분된다.

아이 있는 집, 냉방병 피해가려면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냉방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에어컨은 바깥과 5~6℃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온도를 설정하고, 선풍기나 서큘레이터 등의 보조 냉방기를 함께 작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바람이 위쪽 방향을 향하도록 틀어 아래쪽 공기가 골고루 순환되도록 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을 1시간 틀었다면 적어도 5분 이상 창문을 열어 환기할 필요가 있다. 잘 때는 가능하면 에어컨을 틀지 않는 것이 좋으며, 2주에 한 번 정도 필터를 청소해 레지오넬라균의 번식을 차단한다. 백화점이나 마트, 호텔 등에 갈 때는 여벌의 긴소매 옷을 준비하고, 에어컨 바람이 아이에게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한다.

Plus Tip. 냉방병 증상 보일 땐 이렇게
냉방병 증상이 있다면 충분히 쉬고 단백질과 비타민을 보충한다. 평소에도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셔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아이스크림, 시원한 음료처럼 찬 음식을 많이 먹으면 면역력이 교란되어 냉방병이나 감기에 잘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열을 배출한다. 이런 이유로 피부가 뜨거워지면서 덥다고 느껴 찬 음식을 찾게 되는데, 오히려 찬 음식은 위에 부담을 주고 소화도 잘 안 되어 배탈의 원인이 된다.
아이들은 여름철에도 바깥 공기를 쐬면서 뛰어노는 것이 좋지만 피로감을 느끼지 않을 만큼만 즐기고, 놀이 후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땀에 젖은 옷은 바로 갈아입히고, 땀이 많이 날 때는 정기적으로 하는 목욕 외에 1~2회 정도 가볍게 샤워를 시키는 것이 좋다. 이때 세정제는 사용하지 말고 미지근한 물로 씻긴다.

Adviser
김영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 현재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4~7세 두뇌 습관의 힘>, <적기 두뇌> 등의 저서를 통해 영유아발달과 건강관리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호제] 2021년 앙쥬 8월호
에디터 곽은지 이은선(프리랜서) 포토그래퍼 김현철 도움말 김영훈(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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