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enting 첫째와 둘째를 차별하지 않는 훈육 노하우
오늘도 어김없이 다투는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훈육하는 과정에서 “동생이 따라 하니까 앞으로 하지 마!” “언니가 바르게 행동해야지”처럼 첫째에게 유독 엄격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흔하다. 첫째와 둘째를 차별하지 않고 훈육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와 다른 둘째의 양육 태도
일반적으로 부모의 양육 태도는 아이들의 출생 순서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대체로 첫째는 동생이 태어나기 전 모든 관심과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부모는 육아가 처음이다 보니 매사에 엄격해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둘째를 키울 때는 양육 기술이 능숙해져 육아에 여유가 생긴다. 첫째 때보다 덜 엄격하고 느긋해지는 등 허용적인 양육 태도를 보이곤 한다. 이 때문에 둘째나 막내는 규칙적이거나 통제받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로 자라는 경향이 많다. 또 온 식구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다 보니 애교나 어리광이 많고 사교적인 성향을 보인다. 태어나면서부터 경쟁자가 있어 이기려는 승부욕이 강하고, 첫째와 동등하게 대해주기를 원하며 욕심도 많은 편이다. 간혹 첫째보다 낮은 부모의 기대치에 불만을 갖고 반항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지적 능력이 뛰어난 첫째를 롤 모델 삼아 보고 배우며 자연스럽게 사회적 감각이 발달할 뿐 아니라 분위기를 잘 파악해 눈치 빠른 아이로 자라는 경우가 많다.
올바른 형제자매 훈육 노하우
1 동생 앞에서 첫째를 훈육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함께 놀고 다투며 자란다. 아이들이 다투면 부모가 중재하거나 야단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두 아이를 다른 태도로 훈육해서는 안 된다. 흔히 아이 둘이 싸울 때 본보기로 첫째를 먼저 훈육하곤 하는데, 언니나 형이 혼난 모습을 본 작은아이는 야단맞을 차례가 되면 쉽게 잘못을 인정하고 애교를 부려 상황을 빨리 마무리한다. 하지만 이는 첫째에게도, 둘째에게도 좋지 않다. 부모도 사람인지라 먼저 야단치는 큰아이는 엄격하게 대하는 반면 작은아이를 꾸짖을 때는 좀 더 부드러운 말투로 변하기 쉽다. 엄격하고 무서운 분위기에서 언니나 형이 혼나는 것을 본 둘째는 ‘나는 얼마나 혼날까’ ‘엄마나 나를 얼마나 미워할까’ 등을 상상하며 불안한 감정에 오래 노출될 수밖에 없다.
2 아이가 잘못한 행동만 지적한다
아이들이 싸우는 과정을 직접 목격했거나 원인 제공자를 정확하게 알고 있다면 ‘다툼을 유발한 아이’부터 꾸짖는 것이 바람직하다. 첫째에게 “네가 이러니까 동생도 따라 하지”처럼 동생의 잘못까지 떠넘기는 자세도 피한다. 이 경우 큰아이는 수치심을 느끼기 쉽고, 작은아이는 남 탓만 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으므로 아이가 잘못한 행동만 지적한다. 또한 아이들의 다툼에서는 ‘누가 먼저 폭력을 휘둘렀느냐’가 잘못의 기준이 되곤 하는데, 이런 경우 원인 제공자의 잘못을 먼저 집어주고 타이를 필요가 있다. 늘 먼저 때렸다는 이유로 한 아이만 더 엄격하게 꾸지람을 듣다 보면 분노가 쌓일 수밖에 없기 때문. 한 아이가 일방적으로 잘못했다면 동생이나 형, 언니가 보는 앞에서 야단칠 것이 아니라 두 아이 모두의 정서를 위해 각각 분리한 후 훈육하는 요령도 필요하다.
3 첫째와 둘째는 똑같은 태도로 훈육한다
훈육하는 데 있어 항상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기본은 낮은 목소리로 차분하고 단호한 어조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을 야단칠 때 엄격함의 강도가 다르거나 한 아이에게만 감정을 담아 화내며 훈육하는 것은 좋지 않다. 만약 부모가 신경질을 내며 자주 야단치면 분노 조절이 어려운 아이로 자라게 된다. 아이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계속 캐물으며 꾸짖는 것도 좋지 않다. 나이가 어릴수록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깨닫는 인지능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아이의 잘못을 차근차근 짚어가며 알려주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좋다. 상황을 빨리 모면하기 위해 둘째들은 애교를 부리며 서둘러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곤 한다. 이때 귀엽다고 웃어 넘겨서는 안 되며 1~2분이라도 생각의자에서 반성의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 좋다. 아직 반성할 줄 모르는 어린아이라도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어떤 행동이 잘못됐는지 돌아보는 능력을 키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훈육 후에는 아이 반응에 맞춰 돌보기
야단맞은 후 바로 웃으며 어리광을 부리는 아이의 경우 부모 입장에서는 반성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훈육 후 나타나는 아이의 태도에 연연해할 필요는 없다. 성격과 기질에 따라 빠르게 분위기를 전환하기 위해 애교를 부리는 아이도 있고,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 자기만의 시간이 필요한 아이도 있다. 적절히 훈육을 끝낸 다음 아이에게 언제 다정한 모습을 보여도 될지 고민할 필요도 없다. 훈육하는 동안에만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고 알려주되 이후에는 아이의 반응에 맞춰 돌보면 된다.
프로젝트 [호제] 2023년 앙쥬 3월호
기획·글 앙쥬 편집부 담당 에디터 곽유주(프리랜서) 내용·사진출처 앙쥬 자료실